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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JOB거래소 망하게 하는 방법(1)
- JOB거래소 망하게 하는 방법(2)
- JOB거래소 망하게 하는 방법(3)
- JOB거래소 망하게 하는 방법(4)

 

JOB거래소를 망하게 하기 전에 거래소가 무엇인지, 거래소는 왜 존재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거래소란 무엇인가

사람A는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으며 이걸 팔고 싶어 한다. 사람B는 돈을 가지고 있으며 비트코인을 사고 싶어 한다. 이들이 거래소 없이 서로를 찾고, 만나서, 서로 거래하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답이 없다. 일단 누가 코인을 사고/팔고 싶은지를 모른다. 그리고 서로 만나기도 어렵다. 원하는 사람과 판매/구매 수량이 맞아야 한다. 그럼에도 우연히 모든것을 충족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해보자.

 

이제는 딜을 해야 한다. 만나면 한참동안 탐색전을 한다. 상대방이 어느 정도 가격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니 먼저 가격을 제시하기 조차 쉽지 않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왔어요?" 먼저 운을 띄운다. 상대방의 표정과 상태를 확인하며 피곤하 매매를 해야한다. 딜 전문가도 생길 것이다.이때는 용산 출신이 유리하다.

 

돈과 코인을 바꾸는 과정도 쉽지 않다. 현물이 아니기 때문에 전송(돈을 주고 코인을 받는)시점이 정확하고 무결하게 맞춰져야 한다. 한쪽에서 이체하는 순간 나머지 한쪽이 가방을 들고 튈 수도 있다. 이체한 것이 똥일 수도 있다. 즉, 매매에는 수없는 위험 요소들이 있다.

 

이런 어려운 일련의 거래 프로세스를 쉽게 중재해주는 것이 바로 브로커이다. 뭔가를 양쪽에 희망하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직종이다. 

 

대부분 브로커는 어감이 좋지 않다

 

브로커. 어감이 좋지 않은데, 공인중개사, 결혼중개업체, 헤드헌터들이 이런 중개업에 속한다. 그리고 이런 중개업의 특징이 주 수입을 커미션으로 받는다는 것(가끔 뒷돈)

 

거래소 역시 브로커이다. 코인 거래소는 특히 중재에 적절한 IT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개업이다. 어떤 에서 읽은 내용은, 거래소들은 실제 브로커인데, 자기네가 마치 증권 거래소처럼 투명하고 공정해 보이기 위해 "거래소"라는 단어를 선점했으나, 거래소는 아니고 일개 브로커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나도 수긍한다.

 

어쨌건 거래 할 사람을 찾고 용팔이와도 거래를 쉽게 해 주고 자산에 대한 에스크로 서비스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코인 거래소에서 해준다. 이런 토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댓가로 거래 금액의 단 0.1%를 가져간다. (나라면 무조건 하겠다.) 한국은 코인 사기에 좋은 나라

 

거래소의 목적

< 우리 거래소는 고객에게 큰 수익을 약속드립니다. >

- 수익은 커녕 먹튀나 하지 마라

 

고객의 수익이 목적이라는 말은 대표적인 개소리다. 그럼 브로커 본연의 역할일인 고객끼리의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를 위해 노력해야 할까? 그건 목적이라기 보단 필요조건에 가깝다.

 

거래소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이다. 거래소는 이익집단이고 이건 어느 이익집단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자선 단체가 아니다. 그래서 거래소가 탐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욕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났고 그들의 목적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거래소의 흑화

내가 코인계에 입문하던 2017년 즈음에는 대부분의 거래소가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적어도 그때는 오픈하면서 한탕 해먹자고 생기지는 않았던것 같다.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의 초창기였고, 비트코인도 떡상하기 전이었다. 즉, 코인이 돈이 될만한지의 비즈니스 모델도 명확하지 않은 때였다. 대부분은 first-mover로 시작하여 시장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던 것 같다.

 

거래소의 주 수입인 커미션은 거래량에 비례한다. 따라서 거래소에서는 거래량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거래소의 특성이 반영되는데, 승자독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중앙화된 거래소 예를들면 증권 거래소 같은 경우 거래소에서 호가창을 받아 쓰기 때문에 다른 증권사에서는 동일한 호가창으로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코인 거래소는 탈중앙화지방분권화가 되었다. 그래서 거래량이 나눠지게 되는데, 거래량이 많은 거래소를 고객들이 더 선호하게 되고, 그 쏠림현상은 갈수록 심해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오게 된다.

 

17말18초 역사에 남을 떡상과 떡락을 지내오면서 거래소 시장은 2강(빗썸, 업비트)체제로 거의 굳어진 것 같다. 이때 거래소는 거래량에 따른 분류가 생겼는데, 1) 대박을 내는 거래소, 2) 대박은 아니지만 연명하는 거래소, 3) 생계에 위협을 받는 거래소로 나눠지게 된다. (기준: 내맘)

 

거래소가 홈페이지 하나 올려놓고 놀고먹는 것 같아 보이지만, 나름 하는 일이 많다. 거래소를 운영하는 것은 일반 회사를 운영하는 것과 동일하다. 특히 인건비, 시스템비, 각종 운영비 등이 꾸준히 소모된다. 정상적인 그림이라면 거래 수수료를 받아 이것들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거래량이 없어 아사하는 거래소가 생기게 된다. 거래소는 자선단체가 아니므로 적자를 내면서 연명할 수 없다. 투자를 받아 연명하거나, 아니면 다른 특단의 대책을 써야 한다. 바로 이때, 돌이키지 못할 선택(일명 흑화)을 하는 거래소들이 생긴다.

 

내가 이용하던곳 중 두 군데 정도 생각이 나는데 이름이 뭐였더라... 하나는 무슨 철도관련한 곳이 었고 나머지는 캐서린인가 여자이름 비슷한 곳이었다.

 

철도관련 거래소는 조용히 운영을 하다 해킹을 당하게 된다. 해킹은 거래소의 신뢰에 매우 큰 문제이다. 보통은 망하는게 맞다. 하지만 어쨌건 고객의 돈을 복구하려고 노력하는듯한 행동을 한다. 그리고 얼마 후 고심하던 보상안을 내놓는다.

 

실제 일어난 일

 

캐셔린인가 뭔가도 마찬가지다. 짱인가 뭔가 하는 거래소코인(이하 거코)이 생기면서 흑화의 길을 걷는다. 거래소 처음 갈때는 허접하지만 뭔가 열심히 하려고 했던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미 대놓고 거코메타로 대박을 내던 사례들이 있으니 그쪽으로 방향을 선회한것 같다아니 그냥 본색을 드러낸듯. 참으로 이상한것은, 모든 거래소의 사기 뒤에는 거코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 가상 화폐에 투자한 지가 벌써 2년이 넘었네요. 하지만 아직도 코인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거래소 코인은 어디에도 쓸데가 없습니다. - 나 - >

 

나는 이런 과정을 흑화라고 본다. 이제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으니 마지막 단물까지 빨아먹으려는 모습. 내일이 없이 오늘을 살겠다는 것이다. 지금의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미래에 감당할 수 없는 온갖 이벤트와 자금을 끌어온다. 그리고 바로 그 미래에 피해자는 양산된다. 일명 탈출하지 못한 자들

 

변방의 거래소가 망하든 말든 나는 관심 없다. 하지만 이런 흑화는 코인 생태계를 파/괘/한다. 코인 생태계가 곪든 말든 자기네 이익을 1원이라도 더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코인 생태계로 인해 돈을 벌었음에도 은혜를 잊는 배은망덕한 짓이다. 마치 택시기사 집단에서 95대의 택시가 친절해도 5대가 막장이면 택시 전체가 욕을 먹게 된다. 코인계도 여러모로 네거티브 이미지가 되었는데, 특히 JOB거래소의 독주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그래도 떡상해서 나아졌으려나)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 맘속에 거래소를 분류하는 기준이 개정되었다.

 

  1. 고객의 성공과 수익을 위해 노력하는 거래소
  2. 고객을 최대한 빠르게 등쳐먹으려는 거래소
  3. 고객을 최대한 오랫동안 등쳐먹으려는 거래소

안타깝게도 1번의 경우는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2번의 경우는 흑화된 JOB거래소이다. 3번의 경우가 그래도 추천할 수 있는 보통 거래소이다.

 

보통 거래소를 찾아보자.

워딩만 보고 들어갈 수 있습니까?

 

대부분 거래소를 들어갈 때, 그들이 무엇을 약속하는지를 중요하게 보게 된다.신뢰 사회의 빠른 도래. 하지만 일상에서도 돈과 관련된 일은 신용으로 하지 않는다. 오로지 거래소와의 거래는 신용으로 하게 된다. 사실 이건... 거래소를 이용한다는 전제하에 대안이 없다.

 

여기서 거래소의 자발적 의지는 별로 믿을 것이 못된다. 좋은 말은 누가 못해. 이런 캐치프레이즈는 그들이 스스로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래소는 자기네가 이런 것들을 정말 잘 하고 있다고 광고한다.

 

중요한 건, 그런 것을 못했을 때의 반대급부가 없다. 예를들어 보안이 뚫린다면?근데 솔직히 누가 뚫은거야? 그들은 최선을 다해 지키려 했는데 안되었다며 미안하다고 한다. 그 뿐이다. 여기서 더 캐물으면 되려 성낸다.

 

반대급부를 주기엔 거래소 업종 자체가 규모가 크다. 인질이 너무 크다. 예를들어 쇼핑몰이고 고객별로 1~2만원씩 적립된 포인트가 있다고 할 때 이 포인트를 먹기 위해 해킹을 생각할까? (얻을 수 있는 이익) <<<<< (위험) 이기 때문에 시도할 생각조차 안한다. 하지만 거래소에 100억의 돈이 들어있다면? (얻을 수 있는 이익) >>>> (위험) 이기 때문에 시도할 수도 있다. 해킹으로 인마이포켓 하고 깜빵가서 5억 벌금내도 95억이 남으면 한번 쯤 생각은 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즉, 거래 규모에 비해 신뢰의 크기가 작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정부가 나서주길 기대한다. 예를들면 먹튀했을때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 때리자고. 하지만 이런 부분을 정부에게 맡기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다. (추후 이야기 할 기회가 있겠죠)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계속 이 체계를 유지하면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으면 오랫동안 황금알을 낳아서 오랫동안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는 것.(참고로 여기서 거위는 당신이다.) 대형 채굴업체가 51% 해시를 차지하면 온갖 부정을 저지를 수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안하는게 더 이득이기 때문인 것 처럼 말이다.

 

 

거래소도 그런 움직임을 보이는 거래소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이건 그들의 신의성실을 믿는 것이 아니다. 거래소가 그들의 이익을 위해 삽질할 만큼 멍청하지 않을 것을 신뢰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최근 바이낸스는 해킹으로 4000만달러를 날렸어도, 걱정마 우리는 싸푸싸푸 하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해킹 사건을 무마시켰다. 또, 업비트는 정부에서 시키지도 않았는데 수수료에 대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준다고 나서며 제도권에 순응하는듯 한 밑밥을 깐다. 이건 그들이 정직하고 좋은 거래소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현재 상태를 오래오래 지속하고 싶어서 하는 행동들이다. 아마 그런 거래소가 잘 된다면 다른 거래소도 그런 식으로 따라할 것이다.

 

 

< 자꾸 길어지네요. 3부에서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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