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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JOB거래소 망하게 하는 방법(1)
- JOB거래소 망하게 하는 방법(2)
- JOB거래소 망하게 하는 방법(3)
- JOB거래소 망하게 하는 방법(4)

 

요 몇일 큰 떡상이 왔다. 하지만 여전히 JOB거래소들이 먹튀하는 소리도 자주 들린다. 그로 인한 피해자들도 종종 보인다. JOB거래소에 들어간 피해자들은 코인계에서조차 위로받지 못하고 있다. 말 못하고 맘졸이는 피해자는 아마 더 많을 것 같다.

 

참 안타깝다. 누구도 JOB거래소에서 설거지 당하기를 원치 않았을 것이다. 사실 나도 당해봤다. 그래서인지 글을 쓰면서 어조도 강해지고 과장도 많이 넣게 되었다. 이해 부탁드린다.

 

잃은 돈은 돌아오지 않는다. 최소한 이후에 그렇게 잃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길어져서 2부에 걸쳐서 연재>

 

하프플라자 사건

아주 오래전, 인터넷이 흥하던 2002년에 즈음에 하프플라자 사건이 있었다. 당시 인터넷 태동기에 쇼핑몰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던 때인데, 당시 오픈한 하프플라자라는 쇼핑몰에서는 모든 물건을 반값에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이게 1000원짜리 물건을 500원에 할인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TV와 냉장고 같은 굵직굵직한 대형 가전을 반값에 판매한다는 것. 당시는 인터넷 쇼핑이 태동기라 인터넷이 싸다고는 들었지만 반값으로 할인이 된다니 믿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 사기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아무리 유통 비용을 줄여도 반값까지 줄여서 마진이 나올 수는 없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프플라자에서 구입에 성공했다는 후기가 올라오게 된다. 배송이 좀 늦었지만 오긴 왔다며. 일부는 인증샷도 올라온다. 그래서 반신반의하던 사람 중 일부는 하프플라자에서 물건을 구매하게 된다.

 

하프플라자의 비즈니스 방법은 간단했다. 처음 반값에 물건을 보내주고, 나중에 사려고 들어온 돈을 받아서 물건을 일부 보내주고, 또 다음 사람 돈을 받아서 보내주고... 그래서 기본적으로 지연이 잦았다. 구입한 물건이 배송되기까지 2~3주씩 지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건 전형적인 폰지사기이다. 전형적인 다단계. 수많은 후속 고객(=설거지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성립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 하지만 매우 익숙해.  하프플라자 대표도 결국 먹튀했고, 사기혐의로 검거되었다. 그리고 피해액도 어마어마했다. 결과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피해자는 피해금액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프플라자 사기 사건 정리

코인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사과문

현재도 비슷한 사건이 많아 보인다.

일부 JOB거래소에서. 최근 몇몇 JOB거래소들에서 다시 잡음이 들린다. 먹튀하고, 검거되거나 검거되지 않고, 피해자가 발생하고. 이런 일이 무수하게 발생함에도 코인판같은데 가보면 수없이 JOB거래소들이 생겨난다. 듣도보도 못한 새로운 이벤트들을 돌리며 호구들을 유혹한다. 막대한 수익과 벤츠 경품을 내걸고. 지난 해 동안 코인계는 침체되고 무수한 흑우가 발생하였는데 어찌하여 JOB거래소들은 더 많이 생겨나는 걸까.

 

그건 아마도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주도권을 뺏기는 과정 1 - 우연히 거래소를 접한다.

단톡방이나 텔방에서 솔깃한 소리를 듣게 된다. "무슨 거래소 알아요?", "시범삼아 30만원 넣어봤는데 200만원이 되었어요.", "지금 1000만원 넣고 매수 대기중입니다." 자기네들 끼리 대화하는것 같은데 그냥 작업 치는 것이다. 두 명 이상이 대놓고 작업을 치면 안당하기가 더 어렵다. 물론 실전은 더 그럴듯한 대화로 자연스레 녹아든다.

 

아예 익명 단톡방에 들어갈 때는 "기존 톡방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나를 속이려고 뭔가를 짜지 않았을까" 라는 의심을 하면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안타깝지만 그게 이 바닥이다.

 

이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밝히려 하는 부분은 이런게 실제로 일어났느냐 하는 부분이다. 진짜 30만원으로 200만원을 벌었는지, 진짜 10배 100배 떡상이 되었는지 하는 부분이다. 각종 현금인출 인증샷과 차트들이나 검토되는 과정이 연출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수익을 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애초부터 그걸 궁금해 할 필요가 없다. 비유하자면, 이건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진짜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과 같다. 보통은 그 사람이 어떻게 복권을 구입했고, 어떻게 해서 당첨되었고, 당첨금으로 지금 뭘 하고 있는지가 궁금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저 복권에 당첨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물론 그런 일은 없다.

 

 

주도권을 뺏기는 과정 2 -  살짝만 담가 볼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0만원만 담가 보기로 한다 이미 마음 속에는 10배 수익.

 

JOB거래소의 특징은 뭔가 이상한 룰들이 있다는 것이다. 레퍼럴부터 해서 사전 구매라던지 트랜잭션 채굴이라던지. 그런데 이런 차별점이 어찌보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거래소에 준비된 특별 혜택을 아무나 주면 그게 더 이상한거 아니야?라는 생각. 따라서 이런 룰을 잘 이해하고 룰을 뛰어 넘는 자가 얻을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보다 빠르게 하고 싶다는 생각. 더구나 이런 룰은 허접하고 잘 설명되어 있지도 않다. 어쨌건 열심히 공부한다. 이제 뛰어들 준비가 되었다.

 

이런 룰은 복잡하지만 쉽게 말하면 이렇다. 전체 돈 중에서 내가 50%을 가져갈께. 그리고 나머지를 10%와 5%와 다수의 1%로 나눌테니 뭔가를 열심히 해서 니가 10%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해. 물론 이렇게 간단하게 쓰면 아무도 꼬셔지지 않으니 복잡하게 쓴다.

 

간혹 룰을 뛰어넘는 플레이어가 나온다. 하지만 이미 짜여진 프레임 속이라 뭘 해도 프레임을 넘을 수 없다. 매트릭스의 네오는 매트릭스를 붕괴시킬 수 있었지만 이건 영화가 아니다 게다가 당신은 네오도 아니다.

 

주도권을 뺏기는 과정 3 - 슬슬 익숙해진다.

처음에 운 좋게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아니면 운 나쁘게 반토막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운은 수익이나 손실이 아니다. 바로 나올 수 있으면 운이 좋은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운이 나쁘게 추가 입금을 한다. 이제는 시스템에 익숙해졌으니. 다음 새로운 이벤트에 도전하려는 마음으로. 또 뒤도 안돌아보고 그 곳을 떠났는데 나중에 보니 나를 설거지한 그놈이 떡상해있어서 홧김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뒤를 돌아본 것임

 

추가 입금. 그거슨 도박의 그것과 비슷하다. 첫 입금과는 목적이 너무 다르다. 그리고 추가 입금을 하면서 주도권을 뺏기게 된다.

 

 

"거래"의 세계에선 돈을 가진자가 칼자루를 쥔 사람이다

관련 이미지를 찾다 신기해서 삽입

(세상에서 돈이 최고다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ㅠㅠ. "재화의 거래"에 있어서라는 얘기). 물건을 사든지, 서비스를 사든지, 집을 사든지 돈을 가진 자가 칼자루를 가진 자다. 판매자는 온갖 감언이설과 희생까지 동반하여 구매자의 돈을 따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물건을 살때는 물론이고, 보험을 들거나 집 계약을 할 때를 생각해보자. 집 계약의 경우 가끔 물건(집)을 가진 사람이 우위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돈을 가진 사람은 "선택권"이 있다. 그 선택권으로 집을 좀더 싸게 사기위해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을처럼 보일 뿐, 그 집을 포기하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돈을 가진 사람이다. 아무리 비싼 집을 가진 사람도 할 것은 판매밖에 없다.

 

돈을 가진 사람이 우위에 서는 것은 채무자와 채권자의 사이에서도 동일하다. 채무자는 돈을 빌린 사람. 채권자는 돈을 빌려주고 뭔가(채권)를 가진 자이다. 채권자가 뭔가를 빌려준 사람이라 당연히 우위에 서있을 것 같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채무자가 우위에 서는 경우가 많다. 채무자는 발뻗고 자는데 채권자는 채무자가 돈을 제대로 값기만을 바라면서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코인계도 마찬가지다. 고객은 돈이 있다. 돈이 있는 사람은 물건을 살 수도 있고 투자를 할 수도 있다. 그 돈을 JOB거래소에 넣을 수도 있다. 그렇게 선택권이 있을때는 그가 왕이다. 하지만 선택을 하고 돈이 이동되는 순간이 칼자루를 놓치게 되는 순간이다.

 

일단 돈이 무사히 입금되기를 기도부터 한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제도권의 돈이 거래소의 디지털 숫자로 변화되는 순간부터 불안함은 시작된다. 이는 단순히 벌집계좌 유무의 문제가 아니다. 은행같은 금융권에는 금융회사가 망해도 5천만원까지는 보증을 해 준다. 어떤 대형 거래소라 하더라도 이런 보증은 없다. 특히 중소 JOB거래소의 경우 더욱 불안하다. 게다가 그렇게 큰 코인은 상승해야만 한다. 코인으로 돈 벌기 쉬운 줄 알았는데 잠이 안온다. 말그대로 리스크를 안고 사는 것이다.

 

간혹 스톡홀름 증후군까지 나온다. JOB거래소 너는 망하지 말아야 해. 망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제발 망하지 말아줘.

 

이후 설거지 과정은 생략한다.

 

혹시 너무 팩트 폭격스럽거나 과장이 많아 불편할 경우 그냥 필자의 경험으로 생각해도 좋다.

 

 

2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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