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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는 해외금융계좌 신고에 가상자산을 포함해서 신고해야 했다. 대상은 해외의 모든 계좌 합이 2022년 연중 한순간이라도 5억이 넘은 개인/법인이었다. 그리고 오늘 그 수집자료에 대한 통계가 보도자료로 나왔다.
기사를 봐서는 정확한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아, 국세청의 원본 자료도 함께 찾아봤다.
그런데 국세청의 자료를 보아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 보통 이런 자료는 글을 세세하게 읽기 보다 차트들을 휙휙 보면서 이해하는데 지금 보니 도표가 좀 엉망이었다. 아니 그냥 엉망이었다.
그래서 현재 도표들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한번 짚어보고, 좀 더 의미전달을 잘 할 수 있는 차트를 만들어보기로 하겠다. (구글 시트를 이용해볼 예정)
결과 개요
[해외금융계좌 신고현황 (2011-2023)]
생각의 흐름
- 이 차트에서는 막대와 점선 두 개의 의미를 지닌 것 같다. 막대의 숫자와 점선그래프의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세히보니 사람모양과 돈모양 같은 것이 있는데… 단위를 찾아보니 [명],[조원]이다. 그러니까 2023년에는 5.4천명이 186조원을 신고했다는 이야기군. 물론 올해부터 해외에 예치한 가상자산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했어서 상승분은 그 영향이 컸겠네. 근데 전반적으로 그림이 조잡하다. 색깔도 많고. 막대 색깔도 그라데이션 파랑은 무슨 의미인거지?
개선안
- 제목을 ~ 연간 추이로 변경. 연도는 내용에 있으므로 제목에서 제외하였다.
- 색상은 엑셀 기본 색상이지만 올해를 강조하고 싶어하는 듯 보여서 2023년에 포인트를 주었다
- 기존 차트처럼 각 년도별 숫자를 추가하였다. 막대의 숫자는 윗쪽에, 선의 숫자는 아랫쪽에 배치하여 숫자가 겹치지 않게 하였다.
- 우측 눈금의 경우 기본 스케일을 사용하면 선 차트가 최소~최대값에 꽉 차서 조금 안이쁘다. 선 차트는 보조 개념이니 선을 좀 낮게 배치하도록 하였다.
- 범례는 아랫쪽 또는 오른쪽이 적절해보인다. 이번엔 아랫쪽으로 배치. 또 시리즈와 단위를 구분하여 함께 표기한다.
내용을 바꿔도 된다면, 아래처럼 막대를 금액, 선을 인원으로 하는게 좋았을 것 같다. 이 내용에선 인원보다 금액이 중요한게 아닐까? 아울러 추이도 최근 5년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최근 5년간 개인신고자 / 법인신고자 추이]
생각의 흐름
- 역시 마찬가지다. 저 애매한 3D는 눈금 보기에 혼란스러울 뿐 이득이 없어 보인다.
개선안
- 위 4개는 아래 2개의 도표로 요약 가능
- 내용상 이전 차트에서 개인신고자/법인신고자만 분리된 형태이다. 그러니 이전 형태와 비슷하게 단순화 시키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전년도와 차이 수치(%)를 추가로 표시해서 강조하고 싶으나 현재 엑셀 기능으로는 안되니 생략.
신고자산별 분석
[’23년 신고자산별 신고현황] - (1)
생각의 흐름
- 인원이 총 5,419명 있는데, 이들 중 가장 많은 42.6%는 예적금을 소유했고, 23%는 주식을 소유했다. 가상자산은 그보다 적은 20.7%이네. 해외에 가상자산을 보유한 인원은 5,419명*0.207 = 1,122명정도 되겠네.
- 하지만 개인/법인이 여러 상품을 신고할 수 있지 않나? 예적금과 주식과 가상자산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맞네… 인원별현황 이거는 완전히 틀렸다. 이 데이터의 소스는 다음과 같다.
- 실제 5,419명 중 가상자산을 소유한 신고자는 개인/법인을 합쳐서 1,432명으로 가상자산을 소유한 비율은 1,432/5,419 = 29.3%이다. 왜 잘못된 계산식이 나왔을까? 아마 전체 모수를 각 자산 수의 합으로 두고 비율을 구했기 때문이다.
- 신고자산을 중복 선택할 수 있으므로, 각각에 대해 전체인원대비비율을 구해야 올바르다. 이때 비율의 합계가 100%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비율의 합계라는 자체가 의미가 없다.
개선안
- 여기의 백분율은 총합이 100%이 아닌, 개별 자산에 대한 비율이기에 파이차트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다음과 같은 차트가 더 적절하다.
- 각각의 자산별 비율이기에 하나의 막대는 100%를 의미하며, 자산별로 보유하는 비율이 다르다.
- 예적금은 5,419명중 54.3%이 보유하고 있고, 가상자산은 5,419명중 26.4%가 보유하고 있다.
- 보유비율이 높은 자산부터 배열하였고, 기타는 보유비율이 높지만 기타이기 때문에 맨 우측에 배치하였다. 또한 100%에 대한 비율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회색 배경을 (가라로) 집어넣었다.
[’23년 신고자산별 신고현황] - (2)
생각의 흐름
- 금액의 경우는 상관이 없다. 각각의 자산은 중복 선택이 가능하지만 자산별 금액은 통합을 할 수 있다. 즉, 전체 금액은 모든 개별 자산의 합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파이차트가 가능하며, 비율을 표기하기에도 적절하다.
- 다만 파이차트이므로 이전의 신고자산별 보유 비중(막대그래프)과 함께 표현하기엔 좋지 않아 보인다.
- 근데 위 이미지에 비트코인 심볼을 거꾸로 표시해놓은 것은 나름 킹받는다.
타로카드도 뒤집으면 뜻이 반대가 된다구.참고로 비트코인 공식 심볼은 아래와 같다. (B가 14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어야 한다.)
[’23년 신고자산별 신고현황] - (3)
생각의 흐름
- 이건 또 뭘까.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자. 두 개의 차트가 있는데 둘의 차이는 신고인원과 신고비중이다. 각각의 차트에는 두 개의 막대가 있는데 개인과 법인이다. 마찬가지로 비율(%)과 수량(명/금액)을 동시에 갖고있다.
개선안
- 한번에 쉽게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어렵게 이해하고 나서도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았다. 크게 중요하지 않아보이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걍 포기
국가별 분포 분석
(참고로 가상자산은 국가별 분포 분석에 포함되지 않는다.)
[신고자산 보유 상위 5개국 신고금액]
생각의 흐름
- 여긴 차트의 종류를 살펴봐야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 신경쓰이는 부분이 있다.
- 먼저 국기 아이콘. 원형 아이콘으로 국가를 한번에 시인하도록 의도했지만, 아이콘 자체가 너무 어색해보인다. 특히 저 일본과 홍콩 국기 비율이 홀쭉해진거… 너무 싫다.
- 대강 구글에 검색해봐도 많이 나오는데, 어디서 저런걸 구했을까. 아니면 직접 압축한걸까? 일반적인 국기의 비율(3:2)을 1:1로 압축하면 저정도 모양이 나올 것 같다.
- 라이센스는 둘째치고 좀 좋은거 구하면 안됐나... 그리고 홍콩은 중국된지 좀 된거 같은데??
- 또 한가지는 비율이다. 개인신고자의 경우 61.1%가 미국으로 2위인 싱가포르보다 8배정도는 크게 차이나지만 그림상으로는 2~3배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럴듯한 그림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포기하는 격. 그냥 엑셀에 있는 차트 쓰면 좋겠음
[신고자산별 보유 상위 5개국의 신고금액 비율]
생각의 흐름
- 이것 역시 모호한 부분이 있다. 파이차트가 여러개면 다른 차트와 비교할 수가 없다. 또 순위별로 색깔이 맞아 나라별 색깔 또한 맞지 않는다. (파생상품은 1위가 영국)
개선안
- 대강 이런 느낌? 이건 잘 모르겠다. (참고로 아래 여러 나라는 이미 [기타]로 변한 상황이라 데이터가 없음...)
연령대별 분석
[연령대별 해외금융계좌 보유 분포도]
생각의 흐름
- 대상자 중 30대 전체의 29.9%는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하고 있구나. 30대 전체의 해외금융계좌 자산 합은 7.3조정도 되는구나.
- 하지만 실제로는…
- 대상자 중 30대 전체(768명)는 전체인원(4,565명) 중 16.8%에 해당하며, 이들이 가진 자산은 7.3조로 모든 연령대의 전체 자산(24.2조) 중 29.9%를 차지하고 있다.
개선안
- 혼동된 이유는 연령별 전체 비율의 합이 100%인것을 각각의 연령별로 막대그래프를 그렸기 때문이다. 또한 신고인원인지 신고자산인지 역시 불분명하다. 위 그래프는 차라리 다음의 파이차트가 나아 보인다.
- 결과적으로 30대의 경우 신고인원은 적지만 신고금액은 많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이런 부분 아닐까? 차라리 다음과 같은 차트로 표현하면 어땠을까 싶다.
- 각 연령단위를 막대차트로 표현했다. 이때는 비율보다 실제 신고인원이 좋다는 생각이다. 또한 인당 평균 신고금액을 함께 표혔했다. 즉 2030은 인원이 적음에도 인당 평균 신고금액은 40대 이상보다 2배 이상 높음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다.
그 외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분포에 대한 차트가 빠져서다. 분포도가 고르지 않은 데이터를 평균으로 가늠하기는 힘들다.
- 가상자산의 경우 개인/법인 신고자 총 1,432명이 130.8조원을 신고했다. 이는 전체 신고금액(186.4조원)의 70%를 차지한다.
→ 와… 신고자별로 평균 9,134억 신고했네 - 그런데 1,432명중 73개는 법인이고 이들의 금액이 120.4조원이야. 개인은 1,359명이 10.4조원 신고했어
→ 와… 개인 신고자 1인당 평균 76억씩 신고했네 - 1,359명 중 30대는 546명인데, 이들이 6.759조를 신고했어. 30대가 평균이 가장 높은데 30대 1인당 123.8억씩 신고했어
→ 와… 개인 평균 76억, 30대 평균 123억... 나는 짜쳐있어야 겠다.
흔히 말해서 평균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인데, 보유 자산같은 데이터는 편차가 크다. 그래서 다른 다양한 데이터를 함께 보는데, 이 보도자료에선 평균을 깰 좋은 데이터가 있음에도 차트로 표현하지 않았다.
다음의 10분위 도표이다.
개인 신고자 전체 인원을 10개의 집합으로 나누어 각 집합별 수치(여기선 모든 해외금융자산 금액의 합)를 구한 데이터이다. 분위수가 많으면 더 상세해지는데, 익명성을 위해 10분위정도로 나눈 것 같다. 여기서 예상할 수 있는 데이터는…
- 최하집단인 10분위(90~100%)의 경우 최소값은 5억 (또는 드물게 5억 미만; 5억 이상 신고이지만 5억 미만 신고도 제재하지는 않았으므로), 최대값은 6.4억이다. (9분위가 정말 고르게 되어 있어 모든 값이 6.4억일때)
- 절반(하위 50%)은 14억 미만의 금액을 신고했고
- 하위 80%~하위 50%는 40억 미만~14억 이상의 금액을 신고했다
- 이는 파레토 차트로 나타내면 더 보기가 쉽다 : 상위 20% 금액의 합이 81.6%이다. 상위 20%가 전체 수량의 80%을 차지한다는 파레토의 법칙이 거의 맞는다.
파레토는 미친놈이다.
결론
- 보고서 차트가 엉망이었다. 아마 담당자가 바빴겠지
- 평균 깎는거 아니니까 평균 안된다고 좌절하진 말자
- 해외금융계좌 5억 이상 신고자들 가운데도 빈익빈부익부는 존재한다.
- 하지만 해외금융신고자는 아마 국내 코인 자산의 80%를 소유한 20%일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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